경찰 조사 중에도 '벌금형으로 끝날 것' 조롱
"수년간 괴롭혀 피해 커"
뮤지컬 배우 겸 가수 배다해 씨를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구속됐다.
전북 익산경찰서는 모욕, 협박, 명예훼손, 불안감 조성, 공갈미수 등 혐의로 A(28)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.
경찰에 따르면 A씨는 2년간 24개 아이디(ID)를 이용해 인터넷에 수백 개의 악성 댓글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.
A씨가 배 씨에게 처음으로 댓글을 남긴 시기는 4년 전으로, 응원의 내용이던 댓글은 2년 전부터 모욕·협박이 담겼던 것으로 파악됐다.
A씨는 배 씨가 출연하는 서울 공연장이나 지역 공연장 대기실까지 쫓아가 접촉을 시도하는 등 괴롭힌 혐의도 받고 있다.
또 A씨는 고양이를 키우는 배 씨에게 설치류의 한 종류인 햄스터를 선물하고 싶다고 연락했다가 답을 받지 못하자 배 씨의 고양이가 햄스터를 잡아먹는 만화를 그려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.
경찰 조사에서 A씨는 '이런 행동이 범죄가 되는지 몰랐다'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.
A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배 씨에게 '벌금형으로 끝날 것이다', '합의금 1천만 원이면 되겠냐'는 등 조롱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.
경찰 관계자는 "피해자가 연예인이기 때문에 대처 방법 등을 고심하며 오랫동안 극심한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"며 "A씨가 수년간 반복적으로 피해자를 괴롭혔던 점 등을 고려해 구속했다"고 밝혔다.
A씨는 지난해 배 씨를 여러 차례 쫓아다니며 접촉을 시도하고 인터넷에 악플을 단 혐의를 받고 있다.
배 씨 측은 이런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.
배 씨는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(SNS)에 고소 사실을 밝히며 "내가 죽어야 이 고통이 끝날까 하는 생각에 절망한 적도 많았다"며 "다시는 나처럼 고통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"고 말했다.